- 귀농·귀촌 아닌 ‘로컬 크리에이터’, 자신만의 신념으로 창의적 소상공업 영위 - 지역의 문화, 특산물, 자연환경 활용한 협업 … 지방소멸 위기에 새로운 경제동력 - 경상북도·경북경제진흥원, 20인 로컬 크리에이터의 사업기 담은 사례집 펴내 그간 대도시에 집중되어왔던 청년 창업 트렌드가 ‘로컬(local)’과 결합하면서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도시의 복잡함을 벗어나기 위해 귀농, 귀촌으로 1차 산업에 종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삶의 철학을 담은 사업 아이템으로 지역 사회에 정착, 창의적인 소상공업을 영위하면서 지역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또 돈을 벌고 직원을 고용하는 파급효과를 넘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크리에이터(Creator)’로서의 위상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로컬에서 창업한 청년 창업자들은 지역의 문화, 특산물, 스토리,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소외되고 잊혔던 가치를 새로운 비즈니스의 영역에서 꽃피워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의 정서적 연대와 협업은 지역의 문화까지 되살려 내는 소중한 자원이 아닐 수 없다. 지방소멸의 위치에 처한 지역 사회에서 이런 로컬 크리에이터의 확보는 매우 절실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경상북도와 (재)경북경제진흥원의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사업은 로컬 크리에이터를 양산해낸 가장 선도적인 사업이었다고 평가받는다. 최근 경북경제진흥원에서는 20명의 로컬 크리에이터의 생생한 사업의 스토리를 담은 책, <로컬 크리에이터 정착기>를 펴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업과 삶의 형태를 영위하고 있는 20명의 로컬 크리에이터의 삶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업의 영역 또한 매우 다양하다. 디자인 회사, 독립서점, 사진 스튜디오, 필라테스, 카페나 초콜릿, 아이스크림 제조업도 있다. 모두들 각자의 사연을 담은 ‘로컬 크리에이터’로서의 출발점과 현재의 진행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통찰에 기반한 창업지원 사업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라는 기존과는 결이 다른 창업 지원이 가능했던 것은 요즘 세대에 대한 깊은 이해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경제진흥원 전창록 원장은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나와 같은 베이비부머와는 다른 인류들이다. 우리는 중심, 조직, 성공에 집착하는 세대이다. 나만 해도 경북 풍기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를 마치고는 서울로 이사했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대기업에 취업, 조직의 사다리 끝에 올라가고자 내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었다. 사다리를 올라가다 보니 우리 세대에게 경쟁은 피할 수 없었고, 누군가의 탈락은 필연적이었고, 이 과정에서 조직의 소모품이라는 생각과 이긴 사람조차도 자신의 삶에서 타자가 되는 소외를 경험했다. 결국 모두가 패자가 되는 삶이었다. 밀레니얼들은 다르다. 그들은 중심, 조직, 성공에서 자유롭다. 조직의 사다리가 아닌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어한다. 오롯이 내 삶의 주인이 되고자 한다. 내가 나로서 오롯이 설 때 주변과도 온전히 소통하고 주변과의 상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대가 달라지면, 창업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현재의 세대에게 구세대의 문화를 강요할 수 없듯, 사업의 방식도 강요할 수 없다.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창업 지원정책이 절실하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사업이 의미가 있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예비 창업자, 타 지역 청년 지원책에도 도움 이 책은 향후 도시를 떠나 로컬에서 자신의 사업을 펼치고 싶은 예비 청년 창업가에게는 ‘살아있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다수의 창업자들은 도시의 생활에서 매우 힘든 삶을 살았었다. 가만히 있다가는 경쟁에 뒤처질 것 같은 압박감, 회사의 소모품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신세, 심지어 공황장애까지 느끼던 이들이 로컬로 이전해 소중한 자신의 삶을 되찾는 과정이 세세하게 담겨 있다. 또한 사업의 시작에서 느꼈던 어려움, 아쉬움, 그리고 조금씩 현지에 정착해 나가는 과정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지역에서 로컬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싶은 공무원들에게도 매우 유용하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창업 비용만은 아니다. 자신의 삶을 걸고 로컬로 이전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만큼, 그들의 심리와 욕구를 알아야만 제대로된 지원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행간에서는 경북경제진흥원 담당 팀의 노력을 찾아볼 수 있다. 이제 한국은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이 되었고, 서울은 ‘국제도시’의 위상으로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방의 현실은 ‘소멸’이라는 상반된 위치에 처해있다. ‘대한민국의 발전’이라는 말이 결코 ‘대한민국 대도시의 발전’이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아름다운 산천 곳곳에서 우리 청년 창업가들이 지역민과 하나되며 지역 경제를 살리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 때, 진정한 대한민국 전체의 균형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 보도기사 [구미일보] http://www.gmilbo.net/news/article.html?no=57075 [영남일보]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010130100013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