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운영 농축수산물 전자쇼핑몰 ‘문전성시’
‘사이소’ 덕분에 살았소
최근 국내 한 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체 유통시장에서 인터넷 쇼핑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대비 20.1% 성장하면서 전체 유통시장의 17.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의 구매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유통과정에서 한발 비켜서 있던 농어민들이 최근 온라인 판매에 적극 뛰어들어 판로 확보와 수입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유통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사이소 역시 경북지역 농어민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인터넷 고향장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이소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농민을 만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성주에서 표고버섯농장을 운영하는 김진석·이해조 부부가 농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이들은 사이소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하면서 열심히 가업을 잇고 있다. <경북도 제공> |
우연히 접한 사이소 광고
해외 수출길까지 열어줘
◆ 성주 경성표고버섯농장 김진석·이해조 부부
표고버섯 연간 1억 이상 수익
온라인 판매로 매출 3배 증가
성주군 수륜면 가야산 자락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경성표고버섯농장 김진석(54)·이해조(52) 부부는 사이소를 만난 후부터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도시에서 디자인 관련 사업을 하던 김씨는 20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김씨 부부가 사이소에 입점한 것은 2007년 봄. 당시 이씨가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을 지나다 우연히 사이소 광고를 보게 된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농사만 열심히 지었지, 판매방법은 따로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시대흐름에 맞게 새 판로를 개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몇 해 전 사이소를 만나면서 온라인 판매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현재 김씨 부부는 표고버섯을 판매해 연간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부농이다. 온라인 판매를 하면서 매출이 3배 가까이 증가한 덕분이다.
사이소를 통해 단골도 많이 확보했단다. 서울의 한 주부 고객은 동네방네 김씨 부부의 표고버섯을 자랑해 봄·가을이면 수백 ㎏씩 주문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유명해진 김씨 부부의 표고버섯은 2009년 일본 수출을 시작으로, 지금은 대만과도 수출 논의가 오가는 정도가 됐다.
“전통적인 판매방식으로는 버섯이 누구에게 팔려나가는지 알 수 없잖아요. 그런데 사이소에서는 내 물건을 사가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 커졌어요. 주문 받은 당일 생표고를 따서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도 좋을 수밖에 없죠.”
온라인 판매를 하면서 김씨 부부는 또 다른 꿈이 생겼다. 바로 아들에게 4대째 버섯농장을 물려주는 일이다.
“아무리 가업이라도 수익이 없으면 자식한테 물려줄 수 없잖아요. 그런데 인터넷이라는 새 판로가 생기면서 아들한테 이 일을 물려줘도 될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지금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이 언젠가 버섯농장을 이어받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영천에서 산미나리씨를 재배하는 이원회 대표가 국내 한 유명백화점 식품관에서 산미나리씨를 홍보하고 있다. |
가정상비약 상품화 대박
백화점 특산물 행사 초대
◆ 영천 가나산미나리농장 이원희 대표
산미나리씨 전국 판매
해외에서 구매 문의도
“변비도 없어지는 것 같고 정말 좋아요.” “몸도 가벼워지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돼서 재구매합니다. 주변 지인에게도 소개 많이 하고 있어요.”
사이소 ‘산미나리씨’ 구매 코너에 남겨진 상품평이다. 영천의 한 농민이 재배한 ‘산미나리씨’는 명실공히 사이소가 배출한 최고의 대박상품이다. 산미나리씨는 사이소 추천검색어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나산미나리농장의 이원희 대표(56)는 사이소를 통해 집안에서 내려오던 비밀작물을 상품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산미나리씨는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하고,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미나리씨차는 제 할아버지 때부터 마시던 전통차였어요. 원래 우리 집안은 조상 대대로 사과 농장을 운영했고 판매를 목적으로 산미나리씨를 재배한 건 얼마 되지 않아요. 그저 가정상비약으로 조금씩 키우면서 우리도 먹고, 이웃도 조금씩 나눠주고 그랬지요.”
산미나리씨가 사이소에 입점하면서 이씨의 인생이 달라졌다. ‘아는 사람만 알던’ 산미나리씨의 효능이 온라인을 통해 유명해지면서, 이 대표도 바쁜 몸이 된 것. 연간 1억원 이상의 고수익을 올린다는 이씨는 산미나리씨 매출의 절반을 사이소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사이소에 물건을 올려놓으니까 신기한 일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전국 각지에 산미나리씨가 팔리면서 고객이 스스로 입소문을 내줍니다. 온라인 판매가 아니었다면 깊은 골짜기에서 키운 산미나리씨가 서울까지 단숨에 배달될 수 있겠습니까. 덕분에 최근 유명 백화점의 특산물 행사에 초대되기도 했지요. 예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일입니다.”
이 대표는 “이제는 멀리 미국에서도 산미나리씨 구매 문의를 해온다”며 뿌듯해 했다.
“해외에서 사이소 홈페이지를 본 고객이 지인을 통해 구매 문의를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농사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 고민에 빠진 적도 있는데, 지금은 정말 좋습니다. 내가 정성 들여 가꾼 산미나리씨가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기 때문입니다.”
 |
안홍석 사이소 입점농가 협의회장과 부인 김경연씨가 자신의 배 과수원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 영천 안홍석 사이소 입점농가 협의회장
판로 고민하는 농민은
사이소 문 두드리세요
사이소가 경북 농어민의 든든한 인터넷 판로가 되기까지는 ‘사이소 지킴이’ 안홍석 용수농원 대표(66)의 역할이 컸다.
안 대표는 초대 사이소 입점농가 협의회장을 맡으며 쇼핑몰 홍보와 매출 성장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입점 농가를 대표해 운영기관에 각종 건의를 하고,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것도 안 대표의 몫이다.
안 대표는 영천시 고경면에서 배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이다. 대구에서 전자제품 대리점을 하다 1995년 귀농한 후 배 농사를 시작했다.
사이소가 개점한 2007년에 입점을 한 안 대표도 처음에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이소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쇼핑몰 홍보가 덜 됐던 탓인지 처음엔 사이소에서 1년에 배를 한 상자 정도밖에 팔지 못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물건이 없어 팔지 못할 정도입니다.”
사이소에서 자리 잡기까지 시행착오를 고스란히 겪은 안 대표는 입점을 고민하고 있거나 입점 후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단다.
“인터넷 쇼핑몰 환경에 익숙지 않아 실패를 겪는 농가를 더러 봤어요. 일방적인 반품이나 악의적인 내용의 댓글에 가슴 아파하는 농민도 봤고요. 하지만 ‘혹시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제는 없었나’ 고민하고 개선하면 반품은 자연스레 줄어듭니다. 또 나쁜 댓글에 너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변화를 위해선 이런 부분도 감내해야 합니다.”
안 대표는 경북 전역의 보다 많은 농어민들이 사이소를 알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하기 전까지는 배를 주로 포항, 울산 인근에 팔았습니다. 지금은 서울이든 강원도든 전국 곳곳에 팔리지요. 내가 생산한 최고 품질의 농산물이 지역·거리의 한계를 넘어 사랑받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판로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농어민은 언제든, 부담 없이 사이소의 문을 두드리길 희망합니다.”
출처 - 영남일보 |